
십자가 뒤의 잔혹한 침묵: 프로볼로 청각장애 학교의 비극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악마의 짓을 저질렀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탈리아 베로나와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안토니오 프로볼로' 청각장애 학교는 아이들에게 배움터가 아닌 '침묵의 지옥'이었습니다. 가해자는 놀랍게도 아이들을 돌봐야 할 가톨릭 사제들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니콜라 코라디 신부를 비롯한 10여 명의 사제들은 두 대륙을 넘나들며 청각장애 아동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성폭행과 잔혹한 학대를 저질렀습니다.
완벽한 희생양이 된 아이들
아이들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완벽한 희생양’이었습니다. 가난한 가정의 부모들은 교회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맡겼지만,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사제들은 아이들의 손발을 묶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뒤 기저귀를 채우는 등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일삼았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수화 사용조차 금지한 채, 입술에 손가락을 대는 '쉿' 하는 몸짓 하나로 수십 년간 비밀을 강요했습니다. 한 13세 아이가 가까스로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신부를 더 믿었던 부모는 아이를 다시 그 지옥으로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평생 트라우마와 실업, 가정 파탄에 시달렸고, 일부는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교황은 들었지만, 움직인 것은 경찰이었다
더욱 분노를 자아내는 것은 가톨릭교회의 조직적인 은폐였습니다. 피해자들은 2008년부터 바티칸에 끊임없이 호소했습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고 대면하여 가해자 명단까지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침묵했습니다. 경고를 묵살당한 가해 신부들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다른 교구로 이동 배치되며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성직자의 절대 권위'와 '조직 보위 논리', 그리고 고해성사의 비밀을 절대시하는 폐쇄적인 문화가 범죄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것입니다.
결국 이 지옥을 끝낸 것은 교회가 아닌 세속의 법이었습니다. 2016년,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이 기습적인 강제 수사에 나서면서 수십 년간 감춰진 추악한 민낯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2019년 현지 법원은 주범인 코라디 신부에게 42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하며 관련자들을 엄벌했습니다.
남겨진 질문
> "교회는 아이들을 비참하게 외면했다. 교황은 들었지만 행동하지 않았고, 결국 경찰이 응답했다."
> — 어느 인권단체 활동가의 폭로
이 사건은 가톨릭 사제 성범죄 대응 실패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이고 비극적인 사례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가장 약하고 취약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교회가 왜 그토록 오랫동안 눈을 감았는지, 우리 사회에 무거운 책임과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