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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인가, 위선자인가: 추앙받던 선교사의 숨겨진 민낯

by hey1s 2025. 11. 28.

▲2010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전문직 중 성폭력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총 5,261명이다. 이중 종교인은 681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처 : 데일리굿뉴스(https://www.goodnews1.com)

 

2016년 말, 한국 교계는 탄자니아에서 들려온 한 선교사의 추문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현지인들에게 ‘바바 초이(Baba Choi)’라 불리며 존경받던 최재선 선교사(당시 64세). 1980년대부터 아프리카에서 고아들을 돌보고 교회를 세우며 명망을 쌓아온 그는, 2015년 빈곤 지역 아동을 위한 ‘뉴비전스쿨’까지 개척하며 “모범 선교사”로 추앙받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해 아루샤 선교캠프에서 벌어진 사건은 그가 쌓아온 이미지를 단숨에 무너뜨렸다. 겉으로는 ‘경건한 개척자’였지만, 실제로는 선교의 이름을 방패로 삼은 성범죄자였다.

사건은 2015년 10월부터 시작됐다. 현지 캠프에서 봉사활동 중이던 20대 여성 A씨는 공동체의 분위기 속에서 최 선교사를 자연스레 “아빠”라 부르며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신뢰는 한순간에 배신당했다.
10월 24일 밤, 감기에 걸렸다며 A씨를 방으로 부른 그는 갑자기 입을 맞추고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완강한 저항으로 그날은 미수에 그쳤지만, 최 선교사는 멈추지 않았다. 다음 날엔 잠긴 A씨의 방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와 “꿈속에서 주님이 내 죄를 씻어주셨다”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으며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날, 그는 A씨를 강제로 범했다.
그 후 약 두 달간, 최 선교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A씨의 방을 찾아와 성폭력을 반복했다.

범행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언행은 더욱 충격적이다. 그는 “아내와의 관계는 만족스럽지 않다” “아내는 레아, 너는 라헬이다” 같은 망언을 늘어놓으며 상황을 왜곡했다. 심지어 “현지 여성 두 명을 예전에 추행한 적이 있다”는 고백까지 덧붙였다. 순간적인 일탈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습관적 범죄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프리카 선교에 대한 꿈을 품고 캠프에 들어갔던 A씨에게 이 경험은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존경하던 ‘영적 아버지’에게 당한 폭력은 그녀의 신앙과 삶의 기반을 무너뜨렸다. 범행 직후, A씨는 휴대전화 속 ‘Daddy’라는 저장명을 “살인자 최재선”으로 바꾸었다. 그가 그녀의 영혼을 죽였다는 의미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의 가해는 끝나지 않았다. 최 선교사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아빠”라 자칭하며 성경 구절과 기도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피해자를 향한 전형적인 영적·정서적 가스라이팅이었다.

결국 A씨는 용기를 내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고발 이후 수사가 진행됐고, 최재선은 귀국 즉시 조사를 받았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 되었으며, 대법원은 그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했다(주거침입 강제추행). 형량은 짧았지만, A씨가 몇 년에 걸쳐 싸워 얻어낸 이 판결은 가해자의 범죄를 명백히 드러낸 결과였다.
A씨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바바 초이’라 불리며 칭송받던 선교사. 그러나 그의 내면은 약자를 향한 권력형 폭력을 숨기고 있었고, 그 실체는 결국 피해자의 용기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