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레오 14세, 왜 그는 존경받지 못하는가
2025년 즉위한 교황 레오 14세(본명 로버트 프리보스트)는 ‘첫 미국 출신 교황’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를 약속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취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를 둘러싼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성범죄 은폐, 재정 불투명, 여성 차별, 정치적 위선—레오 14세는 스스로의 이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로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1. 성범죄 은폐 의혹
레오 14세는 시카고와 페루 치클라요 교구 등 자신이 몸담았던 곳에서 발생한 성직자 성범죄 사건의 은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페루에서는 어린 시절 사제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3명이 2022년 교구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당시 교구장 프리보스트 주교는 ‘믿는다’는 말만 남긴 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가해 사제는 조용히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을 뿐이었다. 피해자들은 올해 3월, 그를 교황청에 공식 고발했다.
이런 과거가 드러나자 전 세계 피해자 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SNAP은 “그는 늘 가해자의 편에 섰다”고 비판했고, 어떤 생존자는 “아이들을 보호할 의지가 없는 인물이 교황이 되었다”고 분노했다.
레오 14세는 즉위 후 10월이 되어서야 피해자 대표들을 만났지만, 구체적 개혁 조치는 아직 없다. “무관용 원칙”을 외치는 목소리만 높아지는 이유다.
2. 교황청 재정 투명성의 후퇴
가톨릭 교회의 재정 문제는 오랜 병폐지만, 레오 14세는 이를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있던 시절, 회계감사 도입은 지연되고 정기 재정보고서도 사라졌다.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닫힌 금고’를 유지한 셈이다.
개혁을 시도하던 인사들이 좌천된 사례까지 이어지며, 그는 기득권의 방패막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다는 교황의 수사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3. 여성과 평신도, 여전히 문밖의 존재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성 평신도에게 교황청 고위직을 개방하고, 시노드에서 여성에게 표결권을 부여한 것은 가톨릭 역사에서 큰 진전이었다.
그러나 레오 14세는 “평신도 발언권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결과적으로 여성과 일반 신자의 참여는 다시 축소되었다.
그는 또한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며 동성혼을 단호히 거부했다. 보수 신자들은 환호했지만, 인권과 성평등을 중시하는 세계 여론은 이를 시대착오적 차별로 본다.
결국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시대에 열린 창문을 다시 닫고, 교회를 낡은 틀로 되돌리고 있다.
4. 사회 정의, 말뿐인 이상
레오 14세는 즉위 직후 “가난한 자와 함께하는 교회, 기후위기에 맞서는 교회”를 약속했다. 그러나 행동은 달랐다.
바티칸 자산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투자되고, 탄소중립 계획은 속도를 잃었다. 환경단체들은 “교황은 말뿐인 녹색주의자”라고 비판한다.
‘가난한 교회’를 내세우지만, 바티칸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종교기관이다. 호화로운 자산과 폐쇄적인 재정 구조 속에서 “가난의 미학”은 결국 이미지 관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 정치적 중립의 붕괴
레오 14세는 “정치적 민족주의를 거부한다”고 선언하며 우익 포퓰리즘을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정치 개입으로 본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에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첫 미국인 교황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또한 그는 중국 등 권위주의 정권과의 타협적 관계를 유지하며 인권보다 정치적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레오 14세의 행보는 “보편적 사랑을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적 계산을 택하는” 위선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결론
레오 14세는 개혁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가장 먼저 배반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
그의 교황청은 여전히 은폐와 침묵, 불투명과 차별, 위선과 모순으로 가득하다.
그가 진정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교회를 바꿔야 한다.
지금의 그는, 스스로 만든 그림자 속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